그간 격조했습니다. 아 이말도 너무 자주써서 이젠 좀 민망스러.
간만에 나타나서 뜬금없이 '저 킹콩 보고왔어요'이러기도 좀 우스운데 이러면 바쁜척하기도 애매해지니까;; 여러분 저 너무 바빠서 그동안 포스팅도못하긴했는데요 킹콩보고왔어요 이러면 좀 웃기잖아요. 하긴 뭐 그래도 어쩌겠어 사실이 그런걸.
바쁜건 원고 마감 때문이었고, 한 보름정도 허덕이는 생활을 하긴 했습니다만 간간이 친구들이랑 놀기도 하고 문화생활도 즐기고 뭐 그랬습니다. 물론 원고도 하구요;;
며칠 안된 일인데, 그것이 마감 하루 전날의 오후 무렵이었습니다. 엠센에서 모 님이 생전 들어본 일이 없는 너무나 안타깝고 난처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습니다. 오늘 시간 좀 있느냐고.
사실 '시간 있느냐'라는 질문은 상당히 대답하기가 난해한데, 시간이 아무리 남아돌아도 덥썩 '시간있어요'라고 말했다가 하기싫은 일을 떠맡게 된다던지 죽기보다 싫은 자리에 참석하게 된다던지 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반대로, 별생각없이 아 오늘은 나가기 좀 귀찮은데? 싶어서 '시간없어요 죄송'이라고 했다가 '아 그럼 안되겠네요 오페라 초대권이 두장생겼는데 같이갈 사람이 없어서..' 이렇게 나오면 그건 그것대로 너무 곤란. 아니 사실 내가 손해보는건없지만 그래도 손해본거같은 기분이 들잖아요; 눈앞에서 미끼를 놓친 고기의 기분이랄까
그런데 그날은 마감 전날이었으니까 정말로 기분 같은것에 상관없이 '이건 안된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라는게 그냥 집에서 컴퓨터로 다운받아 두시간 슬렁슬렁 보고 할일 하는거하고, 씻고 옷갈아입고 버스타고 나가서 표사고 영화보고 저녁먹고...하는거하고는 많이 다르니까요. 오늘은 정말 놀면 안되겠지, 싶어서 그렇게 얘기를 했더니
'영화관 초대권이 생겼는데 이게 오늘까지라서..'
라는 미끼가 던져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저는 '이것은 지금이 아니면 못해'라는 뉘앙스에 매우 약합니다. 게다가 영화관의 위치는 서대문 어디쯤이라고.. 뭐야, 가까운데 잠깐 나가서 보고올까, 라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이미 패배. 게다가 미묘하게 이번 원고는 순조롭다고 생각하는 내가 있어요..완성하지도 않았지만 어쩐지 순조롭다고 생각한거야, 이정도 순조로우니까 잠깐 보고와도 되겠지 하고.
그리하여 보게 된 것이 킹콩입니다. 음, 사실 볼 생각이 그다지 없었는데 달리 시간대가 맞는 영화가 없고 해서 그냥 보기로 한거였어요.
처음으로 눈에 띄었던 것이 여주인공인 앤 대로우 양. 스틸샷으로 볼때는 어디가 미인이란거야, 하고 생각했지만 영상으로 보니 특정각도 특정표정이 과연 대단한 미녀로 보이더군요. 특히나 영화 초반에서 입고나왔던 코트가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 그걸 입고 살랑 살랑 걸어가는 뒷모습이 그렇게나 가냘퍼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캐릭터 자체는 뭐 그냥 보통.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무난한 캐릭터였습니다.
그리고 인상부터도 더러웠던 거, 이름이 뭐더라, 악덕 감독역의 그 사람. 얼굴부터가 이미 선량한 시민의 얼굴이 아니에요 이사람, 이렇게까지 악당스럽게 생긴 얼굴이면 멋진 악역 한번 못해보고 평생을 찌질이 조연 악당으로 마무리하게 될지도 몰라. 그런데.. 어쩐지 누구랑 닮은느낌이; 잘생각해보니까 막내외삼촌과.. 우와앙 ㅠㅠ 어렸을때 코깨물고 놀아줬던 삼촌이 실은 악당이었다니..
세번째 캐릭터는 시베리아의 북방민족이나 그럴법한 음울한 얼굴의 작가였는데, 이 남자가 아주 묘한 매력이 있어서 어쩐지 눈을 뗄 수가 없더라 이겁니다. 일단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사진부터 보시고..
참 감각적으로 생긴 얼굴 아닙니까, 이사람. 웃는얼굴마저도 음울해보이는데 뭐랄까 그런 애수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좀 찾아보니 영화 피아니스트의 주인공이었던가보네요. 보고싶었지만 못 보고 지나갔던 영화인데, 나중에 한번 찾아서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뭐 킹콩, 달리 말할것도 없겠습니다만 간단하게 말하고 넘어가자면 미남지상주의인 이사람도 조금 반해버렸어요. 동물과 사람 사이에 사랑이라는 말을 붙여도 좋을것인지 조금 다른 성질의 애정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영화에서는 거의 사람의 감정 비슷하게.. 표현이 되었더군요. 이런 고전적인 순애 타입의 남자 주인공을 참 오랜만에 보는것 같습니다. 요새는 의식적으로라도 이렇게 자기 몸으로 막아주고 지켜주고 목숨걸고 하는 타입은 잘 안 나오던데 말이에요. 인간 남자가 그러면 좀 꼴보기싫은점도 있고해서;; 그래도 사람이 아니라서 기분좋게 볼 수 있었습니다. 오~멋진데? 하면서..
예 뭐.. 뒷골이 좀 땡기긴 했지만 의외의 수확(멋진 남자배우)도 있었고 나쁘지 않았습니다. 영화관 최악 10위권 내에 들어갈만한 에피소드가 하필이면 이날이었던게 좀 아쉽네요. 뒷자리에서 웬 아저씨가 전화를받아서. 벨소리가 세번이나 울리더니 너무나도 당당하게
여보세요
..하고;
마치 자기 집 거실에서 전화받는것처럼 편안한 목소리로 눈과 한쪽 귀로는 영화를 감상하면서 느긋하게.. '어 나 지금 영화보고있어'라고 했는데도 어쩐지 상대방은 개의치않고 대화를 진행시키는것같은 분위기;; 이런 무서울정도의 뻔뻔함이랄까 아니 그 전에 자기가 지금 무슨짓을 하고있는지조차 모르는것같은... 좀 화가나서 '전화 좀 꺼주세요'하고 말했는데 안들렸는지 모르는척하는건지 계속 통화하더군요. 콜라를 끼얹어버리고싶었음.
사실 그 다음에 홀리데이도 보고 투사부...일체..도 보고 이런저런일들도 많았는데, 뭐 이런 것들은 차차 포스팅하겠습니다. 너무 간만의 포스팅이라 잘 정리가안되네.
설은 지났지만 새해 복들 많이 받으세요.
간만에 나타나서 뜬금없이 '저 킹콩 보고왔어요'이러기도 좀 우스운데 이러면 바쁜척하기도 애매해지니까;; 여러분 저 너무 바빠서 그동안 포스팅도못하긴했는데요 킹콩보고왔어요 이러면 좀 웃기잖아요. 하긴 뭐 그래도 어쩌겠어 사실이 그런걸.
바쁜건 원고 마감 때문이었고, 한 보름정도 허덕이는 생활을 하긴 했습니다만 간간이 친구들이랑 놀기도 하고 문화생활도 즐기고 뭐 그랬습니다. 물론 원고도 하구요;;
며칠 안된 일인데, 그것이 마감 하루 전날의 오후 무렵이었습니다. 엠센에서 모 님이 생전 들어본 일이 없는 너무나 안타깝고 난처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습니다. 오늘 시간 좀 있느냐고.
사실 '시간 있느냐'라는 질문은 상당히 대답하기가 난해한데, 시간이 아무리 남아돌아도 덥썩 '시간있어요'라고 말했다가 하기싫은 일을 떠맡게 된다던지 죽기보다 싫은 자리에 참석하게 된다던지 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반대로, 별생각없이 아 오늘은 나가기 좀 귀찮은데? 싶어서 '시간없어요 죄송'이라고 했다가 '아 그럼 안되겠네요 오페라 초대권이 두장생겼는데 같이갈 사람이 없어서..' 이렇게 나오면 그건 그것대로 너무 곤란. 아니 사실 내가 손해보는건없지만 그래도 손해본거같은 기분이 들잖아요; 눈앞에서 미끼를 놓친 고기의 기분이랄까
그런데 그날은 마감 전날이었으니까 정말로 기분 같은것에 상관없이 '이건 안된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라는게 그냥 집에서 컴퓨터로 다운받아 두시간 슬렁슬렁 보고 할일 하는거하고, 씻고 옷갈아입고 버스타고 나가서 표사고 영화보고 저녁먹고...하는거하고는 많이 다르니까요. 오늘은 정말 놀면 안되겠지, 싶어서 그렇게 얘기를 했더니
'영화관 초대권이 생겼는데 이게 오늘까지라서..'
라는 미끼가 던져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저는 '이것은 지금이 아니면 못해'라는 뉘앙스에 매우 약합니다. 게다가 영화관의 위치는 서대문 어디쯤이라고.. 뭐야, 가까운데 잠깐 나가서 보고올까, 라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이미 패배. 게다가 미묘하게 이번 원고는 순조롭다고 생각하는 내가 있어요..완성하지도 않았지만 어쩐지 순조롭다고 생각한거야, 이정도 순조로우니까 잠깐 보고와도 되겠지 하고.
그리하여 보게 된 것이 킹콩입니다. 음, 사실 볼 생각이 그다지 없었는데 달리 시간대가 맞는 영화가 없고 해서 그냥 보기로 한거였어요.
처음으로 눈에 띄었던 것이 여주인공인 앤 대로우 양. 스틸샷으로 볼때는 어디가 미인이란거야, 하고 생각했지만 영상으로 보니 특정각도 특정표정이 과연 대단한 미녀로 보이더군요. 특히나 영화 초반에서 입고나왔던 코트가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 그걸 입고 살랑 살랑 걸어가는 뒷모습이 그렇게나 가냘퍼 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캐릭터 자체는 뭐 그냥 보통.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무난한 캐릭터였습니다.
그리고 인상부터도 더러웠던 거, 이름이 뭐더라, 악덕 감독역의 그 사람. 얼굴부터가 이미 선량한 시민의 얼굴이 아니에요 이사람, 이렇게까지 악당스럽게 생긴 얼굴이면 멋진 악역 한번 못해보고 평생을 찌질이 조연 악당으로 마무리하게 될지도 몰라. 그런데.. 어쩐지 누구랑 닮은느낌이; 잘생각해보니까 막내외삼촌과.. 우와앙 ㅠㅠ 어렸을때 코깨물고 놀아줬던 삼촌이 실은 악당이었다니..
세번째 캐릭터는 시베리아의 북방민족이나 그럴법한 음울한 얼굴의 작가였는데, 이 남자가 아주 묘한 매력이 있어서 어쩐지 눈을 뗄 수가 없더라 이겁니다. 일단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사진부터 보시고..
이름은 에드리언 브로디
인터넷에서 좀 찾아보니 영화 피아니스트의 주인공이었던가보네요. 보고싶었지만 못 보고 지나갔던 영화인데, 나중에 한번 찾아서 봐야겠습니다.
그리고 뭐 킹콩, 달리 말할것도 없겠습니다만 간단하게 말하고 넘어가자면 미남지상주의인 이사람도 조금 반해버렸어요. 동물과 사람 사이에 사랑이라는 말을 붙여도 좋을것인지 조금 다른 성질의 애정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영화에서는 거의 사람의 감정 비슷하게.. 표현이 되었더군요. 이런 고전적인 순애 타입의 남자 주인공을 참 오랜만에 보는것 같습니다. 요새는 의식적으로라도 이렇게 자기 몸으로 막아주고 지켜주고 목숨걸고 하는 타입은 잘 안 나오던데 말이에요. 인간 남자가 그러면 좀 꼴보기싫은점도 있고해서;; 그래도 사람이 아니라서 기분좋게 볼 수 있었습니다. 오~멋진데? 하면서..
예 뭐.. 뒷골이 좀 땡기긴 했지만 의외의 수확(멋진 남자배우)도 있었고 나쁘지 않았습니다. 영화관 최악 10위권 내에 들어갈만한 에피소드가 하필이면 이날이었던게 좀 아쉽네요. 뒷자리에서 웬 아저씨가 전화를받아서. 벨소리가 세번이나 울리더니 너무나도 당당하게
여보세요
..하고;
마치 자기 집 거실에서 전화받는것처럼 편안한 목소리로 눈과 한쪽 귀로는 영화를 감상하면서 느긋하게.. '어 나 지금 영화보고있어'라고 했는데도 어쩐지 상대방은 개의치않고 대화를 진행시키는것같은 분위기;; 이런 무서울정도의 뻔뻔함이랄까 아니 그 전에 자기가 지금 무슨짓을 하고있는지조차 모르는것같은... 좀 화가나서 '전화 좀 꺼주세요'하고 말했는데 안들렸는지 모르는척하는건지 계속 통화하더군요. 콜라를 끼얹어버리고싶었음.
사실 그 다음에 홀리데이도 보고 투사부...일체..도 보고 이런저런일들도 많았는데, 뭐 이런 것들은 차차 포스팅하겠습니다. 너무 간만의 포스팅이라 잘 정리가안되네.
설은 지났지만 새해 복들 많이 받으세요.
감상*
2006/01/30 07:50, m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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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키 2006/02/03 10:57 Delete Reply
그 악역감독!!! 아.. 정말 좋아하는 배우에요.. 잭 블랙이라고;; 스쿨오브락을 안보셨나요+_+ 그거 보시면... 반해버리실지도 --*;; 얼마 전에 다시 한번 봤는데 정말 .. 귀염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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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 2006/02/03 11:35 Delete Reply
미루키님// 아니 이런 아침에..;; 전 스쿨 오브 락 안봤답니다. 음. 거기 나오는 배우였군요. 반하고 싶진 않은 얼굴이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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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 2006/02/03 13:08 Delete Reply
잭블랙 유명하죠.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에서도 남자 주인공으로 나왔었죠. -
遊異 2006/02/06 03:58 Delete Reply
저런 난감한 사람을 봤나. =_= 저런 사람을 자주 보게 되면 가끔은 '내가 지정해 놓은 상식의 범위는 너무 좁은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