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싸질러놓고 보는거야
글을 쓴지가 너무 오래되었다.
포스팅 하나를 하려면 두시간 세시간씩 붙잡고 늘어지는 편이라 마무리하지 못하는 글도 꽤 있는데, 오늘 보니 여기저기 핵심은 건드리지도 못하고 주변에서 빙글빙글 방황만 하다가 놓아 버린 화제들이 꽤 많아서 묶어 올려 본다.

이런 무책임한 행태를 흔히들 세간에서는 '싸지른다'라고 하는데 나는 이렇게 글을 싸지르는(주제도 없고, 혹은 불명확하고, 독자를 배려하지도 않는) 행위를 무척 싫어하지만 지금은 블로그의 존폐위기라고까지 해도 좋을정도로 정체되어 있기 때문에...


2007년 3월 14일 : 돈이 뭐가 그렇게 중요해

중요하다.

돈, 돈 거리면서 다니는 사람들이 돈이 꿈보다 사랑보다 우리의 아름다운 우정보다 청춘보다 중요해서 돈타령을 하고 다니는게 아니다. 그 사람들도 돈이 그런것들보다는 덜 중요하다는 것(혹은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있다.

하지만 돈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걸 아는것과,
'돈이 뭐 그렇게 중요해' 라고 말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가난해본적이 없는 아이들만이 '돈이 뭐 그렇게 중요해'라고 말할 수 있다.
고작 그 돈 때문에 사방이 막힌듯한 기분을 느껴보고 나서는 감히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말할 수 있을 리 없다.
(유복하게 자란 모든 아이들이 '돈이 뭐가 그렇게 중요해'라고 생각한다는 뜻은 아니다)

전에는 돈을 그토록 중요하게 여기는 나를 부끄럽게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돈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하는 친구들이 싫다.

*그 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글을 썼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사실 이 글을 비공개로 해두었던 것은 미완성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이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좀 부끄러웠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2007년 7월 24일 : 까슬까슬

요즘들어 무척 관대하지 못한 성향을 띄게 된 나.
내가 하고싶은말 다 하고살면 주변에 사람이 많이 떨어져나가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많았지만 요즘같아선 정말, 하고싶은말 다하고 살면 파묻히겠구나 싶다.

이제 시간도 제법 많이 흐른것같은데 부러워하는사람 생각해서라도 그얘기 그만좀 하면 안되니?
말걸지 말라고 할거면 그냥 엠에스엔 안들어오거나 오프라인으로 표시 해놓으면 안되니?
말끝마다 ㅋㅋㅋ좀 붙이지 마
같이가달라고 애원한사람 아무도없는데 갈지말지 생각좀해봐야겠어요 이런식으로 비싸게 굴지좀 마 그럴거면 그냥 가만있으라고 아님 다 생각하고 리플달던가

*이건 포스팅용이라기보다 그냥 일기에 가까운 메모였겠지만, 2007년 7월의 기온과 습도를 감안하더라도 나 정말 까칠했었구나
*이에 대한 김사장의 한줄코멘트 : 이제 ㅋㅋㅋ는 우리의 트렌드인데...


2007년 10월 1일 : 몰골 개선하기

지난번에 친구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누가 그런 말을 했었다.
내가 어떤 몰골을 하고 나왔는지에 따라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더라고.
그 렇다고 영화처럼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작업이 쇄도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내가 화장을 하고 옷을 조금 더 신경써서 차려입으면 앞에 가던 사람이 문 정도는 잡아 준다거나. 그런 사소한 부분들이 모여서 그녀로 하여금 외출시 몰골의 마지노선을 결정하게 한 것 같다.

하지만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외출할 때 그렇게 평소와 확연히 다를 정도로 예쁘게 하고 나가는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에 그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하는 편이다. 신경쓰고 나갈 때는 있지만 내가 신경쓰는만큼 나의 몰골이 개선되는것은 절대 아니다. 어차피 옷이나 가방은 신경쓰고 나가는 날이나 대충 하고 나가는 날이나 다를 바 없고, 굳이 달라지는 점을 꼽아 보자면 운동화 대신 구두를 신는다거나 안경 대신 렌즈를 낀다거나 화장을 하는, 뭐 그런 것들인데 이런 것들 역시 나를 달라 보이게 하지는 않는다.

얼마전엔 06학번의 처음 보는 후배에게서 "07학번이에요?"라는 말을 들었다. 처음엔 정말 좋았는데 곰곰이 생각하니 내가 곰..이 아니라; 얼마나 거지같이 하고 다녔으면 그런 소릴 들었나 싶다. 사실 나 정도 학번에, 나처럼 자유로운 몰골로 학교 다니는 여학우는 별로 없다. 어쩌면 나 말고 다른 여학우들이 학교에 최소한의 예의를 지킨 차림으로 오는 것은 그녀들도 내 친구처럼 자신들의 몰골에 따라 주위의 대우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일는지도 모르겠다.

해서, 아직도 나는 내 외모의 개선 가능성에 대해 상당히 회의적이지만, 그래도 좀 외모에 신경을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요즘.(사실 요즘에만 한 생각은 아니다)

*그래나 결국 이 글을 쓰다가 때려친 이후에도 내 행색에 큰 변화는 없었음. 오히려 일 시작하면서 피곤한 마음에 더 대충 하고 다니기도 했고.. 정말이지 부지런한 사람들만이 예뻐질 수 있다.


2007년 12월 15일 : 충격의 싸이월드

싸이월드를 원래 안해서 1년에 한두번쯤 들어가보는데, 오늘 누구 뒷조사좀 할일이 있어서 간만에 들어갔다가 나의 몇안되는 일촌들 싸이까지 한번 돌고 왔다.
그런데 정말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

우리 (대학)동기들 나빼고 다 친한거같애....;;;;;;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없는 아웃사이더의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했지만
오늘은 어쩐지 조금 외로워진 성마리.

*우리과 동기들 나빼고 다일촌


2008년 5월 30일 : 개새끼, 진짜

누구에게랄 것도 없다.
물론 나라 꼴이 이 지랄인 건 어떤 한 특정 개새끼 탓이 크다고 보지만
그 새끼를 떠받치고있는 20%의 유권자도 개새끼이기는 매한가지다.
사실 50% 다 처 넣고 투표안한것들도 다 싸그리 개새끼라 하고 싶다.

이제까지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어찌되었건 주는 돈 받으며 생활해 오다가 이제사 사회에 내던져질 준비를 하고 있는 내게 물가상승의 예고(아니, 이미 뛰어오르고 있지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불안이고 공포다.
아둥바둥 돈모아서 외국에 좀 공부하러 나갈랬더니 환율이라는 괴물이 버티고 있고
도대체가 이건 뭐 두달만에 1500원이던 유로화가 200원이 올랐는데 떨어질거라 믿고 기다려야 할지 버는 족족 사다 쟁여놔야 할지

*총선후 북받치는 설움을 주체할 길이 없어 쓰기 시작했지만 정확히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나 스스로도 잘 모르겠어서 관둠. 묭박이의 지지율이 아직 20%대였던 시대적 상황을 알 수 있다. 돈도 없고 환율도 걱정되고 결정된건 뭐 하나 없어서 갈팡질팡하던 나의 불안감 가중.


2008년 5월 30일 : 무섭다

아프리카TV로 촛불집회 생중계를 보고 있다.
광화문사거리에 5만이나 모여 있단다. 다른 볼일로 9시 가까이까지 광화문에 있다가 들어왔는데 조금 더 기다렸다가 목소리라도 한번 섞어보고 올 걸 그랬나 싶은 생각도 든다.

촛불집회엔 아직 한 번도 참여해 본 적이 었다.
지난주, 그러니까 강제연행과 무력진압 소식을 들은 25일에서야 참여를 결정했는데 막상 가 보니 벌써 끝나있어서;;
그런 고로 내일, 30일 토요일 저녁이 나의 촛불집회 데뷔일이다.

내일 일이 끝나면 곧바로 지하철을 타고 광화문으로 가서

*비슷한 이슈에 대해서 하루에 2포스팅(둘다 중도하차)라니 이것 참;;
처음 촛불집회 중계라는 걸 본 날이었을 거다 아마. 그냥 말이나 글로 이러이러했다더라 하고 전해들은 것보다 훨씬 실감났고 그래서 너무 무서웠다. 아니 세상에 저럴 수도 있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2008년 6월 8일 : 암담

시위대가 드디어(정말이지 드디어) 각목과 쇠파이프를 동원했다고 난리들이다.
정부와 동아일보는 지금쯤 얼싸안고 춤이라도 추고 싶은 기분일 것..

찾 아보니 쇠파이프는 전경들이 던져줬고 오줌통을 시위대 쪽으로 던지면서 폭력시위를 유발했단다. 아니, 쇠파이프 들고 찍은 애들이 프락치라는 매우 믿음직스러운 설도 있다. 인터넷에 증거사진은 셀 수도 없이 떠돌고 있지만, 퍼올까 하다가 관두었다. 찾아보려면(그리고 받아들일 마음만 있다면-단, 네이버 외의 다른 검색엔진에서 찾아보시라)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일이니까. 반면에 자기 눈을 자기가 가린 사람은 아무리 코앞에 증거를 내어 놓아도 구제할 길이 없으니 증거사진 올려놓을 용량이 아깝다.

물론 그 프락치들에게 선동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동영상 보니 사다리로 유리 깨고 하드만. (암담하다)

*그것보다 더 암담했던 건 물론 신문이었다. 아, 이 사람들 일부러 이러는거구나. 정말 작정하고 이러는거구나. 하고 느꼈던 것.


2008년 7월 31일 : 아, 실망스럽다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의 투표율은 15%란다.
낮을거라고 예상도 했었고 예상보다 훨씬 적게 나온것도 아니건만 마음이 못내 아쉽다.
그래 뭐 내가 언제부터 국민주권(그리고 의무이기도 하다!!) 꼬박꼬박 행사했다고..

어 쩌면, 내가 학원 강사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도 교육감 후보가 몇명인지도 모르고 지나갔을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교육은 좀 어딘지 삐뚤어져 있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은 했었지만 어쨌거나 나는 상당히 정상적인 경로로 대학에 들어왔기 때문에 특별한 위기의식은 없었다. 내가 공부하고싶을 때 하고 싶은 만큼 공부해서 그만한 대학에 들어왔으니 남들도 으레 그렇게 하리라고 생각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강사 일을 시작하고 보니 일이 그렇지가 않더라. 내가 중,고등학교 다닐 때와는 교육의 방침도 아이들도 환경도 많이 달라졌다. 아닌가? 어쩌면 그냥, 어릴 때는 주변사람이 어떤지 돌아보지 않던 내가 이제 어른이 되고 관련된 일을 맡게 되어서 깨닫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런고로, 지난 대선이나 총선 때만큼 의욕 충만해 있지는 않을지언정, 투표 종료 20분 전에 노브라 차림으로;; 후다닥 나가서 찍고 왔을지언정 투표를 하기는 했는데.
아 니 이건 뭐 서울시 전체 유권자들 중에 학생 자녀를 둔, 교육에 관심있는 부모가 15%밖에 안되나? 아무리 공휴일이 아니라지만 8시까지 했는데.. 아니면 애들 학원비로는 한달에 몇십만원씩 쓸 수 있지만 교육감 선거를 위한 시간은 낼 수 없다는건가 이건 뭐.

그런데 사실 그것까지도 괜찮다. 이해할 수 있다. 나는 결국 내가 찍은 후보가 당선된다면 사실은 투표율이 3%정도 되더라도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 같으니까(...)
정 말 알 수 없는 것은 누가 공정택이를 뽑았나 하는 거다. 아니 유세기간에 살짝 돌아다니던 돌발영상이나 뉴스에 잠깐 떴던 교장들과의 회합 참석(불고기집에서 80여명의 교장이 모였는데 회식비가 백만원도 안 나왔다던!!) 뭐 이런거는 차치하고서라도. '전교조에게 교육을 맡기면 망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정말 그렇게나 많은 것일까?

지금까지 내가 정말 좋아하고 나를 걱정해주셨던 중,고등학교 때 선생님들은 대부분 전교조였지만 난 한번도 그분들이 교육을 망친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었는데. 학교를 그만둔다고 설레발치던 고2 때, 둘째 딸 생일날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나를 대안학교까지 데려가 주셨던 선생님도 전교조였다.

*나름 주절주절 길게 쓰다 말았는데.. 글을 쓰다 보니까 하고싶은 말이 두 갈래로 나눠져서 그랬다. 한가지는 내가 학원강사로 짧게나마 일하면서 느낀 교육의 위기에 대한 것이었고, 또 한가지는 선거의 결과와 그 후보의 가치관에 대한 것. 내게는 하나만 쓰기도 벅찬 소재인데 두개가 맞물려 들어가니 미칠것같아서 그냥 포기해버렸다.


2008년 8월 8일 : 어떻게 해야하나

오늘 낮, 네이버에서 신비로운 기사를 보았다.

"촛불시위대 검거 포상금 지급"

.....???;;;
설마설마하면서도 그냥 찌라시성 헤드라인이겠지 생각하고 클릭해 보았지만 그것은 정진정명 '포상금 지급' 계획 발표였다.

*사실 묭박이는 나의 예상을 뛰어넘고 뒷골을 땡기게 하는 데에 몇번이고 신기록을 갱신해 왔었다. 언제나 막장까지 본 느낌이고 '더는 쟤가 뭘 해도 놀라지 않을것같다..'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그때마다 새로운 무언가로 나를 흔들어 놓았었지.. 위의 '검거 포상금'(혹은 마일리지) 사건은 가장 최근의 갱신 기록이다. 뭐 엄밀히 말하면 묭박이가 지시한 것은 아닐테고 어청수의 아이디어라지만, 원래 기르던 개가 사람을 물면 개 주인이 보상하는 거니까;; 아님 쏴죽이던지...


***
모아 놓고 보니 어쩐지 정치적인 성향의 뻘글 모음이 되어 버렸다. 최근 내 의식의 흐름이 이런 모양..
예전의 평화롭고 농담따먹기잘하는 개그맨 성마리로 돌아가고 싶다. 니미.

잡담, 일상* 
2008/08/19 04:08, mari.

  1. yui 2008/08/20 01:11 Delete Reply
    싸이월드. 저 역시 그런 것 느꼈습니다.
    서로에 대한 소식을 다 싸이로만 전하니 일촌이 아니면 더 멀어지는 경향도 있는 것 같고요. 그래서 전 괴로워하다가 그냥 싸이 자체를 접었습..(.......)
  2. 슬아 2008/08/22 11:56 Delete Reply
    싸이월드 나도 공감.

    근데 뭐..나야 휘황찬란한 대학생활이어서

    그다지..미련은 없던..
  3. 세틴 2008/09/07 00:37 Delete Reply
    전경 출신으로서 한마디.

    전경이 시위대한테 쇠파이프 주는건 말이 안된다;
    전경이 쓰는 도구는 정해져있다. 플라스틱봉,방패,소화기 이게 전부다.
    시위현장에 쇠파이프 들고 가는 정신나간 전의경부대는 전국에 하나도 없다.

    시위현장에서 나오는 각목,쇠파이프 등등은 100% 시위대측에서 나온거다.
    (물론 난전상황에서는 서로의 장비가 뒤섞여서 전경이 쇠파이프를 휘두를수도
    있고 시위대가 방패로 전경을 찍을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쇠파이프나 각목등은 실제로 시위현장에서 시위대들이 가장많이 사용하는
    도구 중 하나이다. (상황종료후 시위대와 경찰이 서로의 전리품을 교환하는 훈훈한
    모습도 가끔 볼 수 있다.)

    글구 앞뒤 다 잘라먹은 증거사진은 .. 증거로서의 가치가 없다.
    오히려 경찰측에서 시위시작전부터 시위종료시까지 높은곳에서 모든 상황을 카메라에 담은 채증자료야 말로 객관성이 있다.

    일반 시민들이 시위대의 시점으로만 바라보지말고.. 반대의 시점으로
    지금 상황을 바라볼 수 있다면 이번 촛불집회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뀔텐데
    참 아쉽다.
 
prev:  1  ...  39  40  41  42  43  44  45  46  47  ...  419  :next
Notice
Recent Notes
Tags
Recent Comments
Recent TrackBa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