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블로그라는게 뭐냐.
만화 동인 쪽에 있을때에,
가식적으로 서로의 창작물을 추켜세우는 사람들, 쓸데없이 허세 부리는 사람들에게 염증을 느꼈지만
제일 싫어했던 것은 어느 한 사람을 아이돌처럼 숭배하는 문화(?)였다.
팬이니까 그렇잖아, 라고 하면 글쎄, 그 분위기는 마치 창작물의 팬이라기보다는 작자 자체를 받들어 모시는것 같아서.
나라면 좋아하는 작가가 있어도 딱히 개인적인 교류라거나 하는 것을 바라지는 않으니까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그쪽에서 내게 개인적인 호감을 보여준다면 기쁜 일이겠지만, 굳이 먼저 접근해서 추켜세워준다거나 억지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취미를 따라한다거나 해서 개인적인 친분을 따낼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
해서, 미안한 말인데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싫어한다.

게다가, 나 자신도 그런 분위기에서 완전히 자유로울수 없었다는 것도-
역시 조금은 그들(소위 말하는 오오테-大手)에 대한 부러움 같은 것이 있었는지라, 음. 사실은 좀 많이 부러웠을지도;;
잘 그리게 되어서 좀더 많이 칭찬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었고, 그런데 그렇게 되지 않으니까 조금 슬펐고.

어쩌면 인기 작가의 아이돌화를 그렇게나 못견뎌했던건 단순히 내 질투였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또 내가 얼마나 바보멍청이같이 한심스러워 보였던지.

결국은 그런 이유로 동인에서 한발짝 떨어져나오게 되었고, 그러고 나니까 마음이 엄청나게 편해져서(...)
동인 쪽 행사의 돌아가는 사정이라던지 하는 일에는 신경 끊고 지금까지 나름대로 유유자적, 혼자서 그리고 싶을 때에 즐겁게 그리는 것이 편했다.

그런 기분으로 지금까지 지내왔는데, 블로그로 옮겨온 후에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를 구경하러 다니다 보면서 처음으로 그때와 비슷한 불편함을 느낀다.
불편함이라고 해서 뭐 아- 이 사람들 싫어, 같은것은 아니고
내가 블로그라는 것을 즐길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라고 할지.

어떤 포스트에서 '메이져 블로그'라던지 '인기 블로거'라던지 뭐 그런 말을 발견하면, 조금 흠칫해버린다.
내가 또 그런 것에 연연하게 되지 않을까, 한심해지지 않을까.
역시 혼자서 하는 홈페이지는 외로워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면 좋겠다 싶어서 블로그로 옮긴 거지만
메이져 블로그가 되는것 따위를 신경쓰게 된다면 절대로 즐겁지 않을 테니까.
(아니,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그렇다고 다른사람들과의 교류가 전혀 없으면 이사온 의미가 없으므로, 일단은 이곳저곳에 다니면서 답글을 남겨보고있다..)

마이페이스로 유유자적,
이건 의외로 어렵다.

..그나저나 어제인지 그제인지 썼던 일인다역 운운 포스트가 올블로그에서 후끈후끈 글에 링크되는걸 보면서 생각했다.

와, 제목만 잘 쓰면 장땡이네?(...)

물론 여기에서 장땡이라는 것은 그냥 조회수가 일시적으로 올라간다는 뜻일뿐..

부스러기* 
2004/12/23 00:48, mari.

  1. 양군 2004/12/23 01:00 Delete Reply
    오~ 저와 비슷한 불편함을 느끼시는 분이 계셨군요 ^^
    힘내요, 모두다가 가식적인것만은 아닐테지요 ^^
  2. 동유제 2004/12/23 01:09 Delete Reply
    그래, 생각을 말자. 무념무상무욕.(...)
  3. FlyToKSM 2004/12/23 01:10 Delete Reply
    메이저 블로그의 꿈은 이미 버린지 오래구요. ('' )
    그냥 간간히 찾아주시는 분들이나 친구들이 고마울 뿐이지요. 물론 왔다가 그냥 가면 밉기도 합니다..
    때론 카운터 수에도 민감해지고 트랙백이나 댓글에도 민감해지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내가 뭔가 기록을 남긴다는 게 즐겁고.. 누군가가 내 글을 읽는다는 사실에 기뻐할 뿐이죠. (^^;)
  4. 주유 2004/12/23 01:15 Delete Reply
    저랑 비슷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이 많네요. 잘 읽고 갑니다 ^^
  5. 荷香 2004/12/23 01:21 Delete Reply
    이해한다, 그래서 내가 블로그 내버려두고 싸이로 가버린거야;;
    뭐랄까.. 그 인연이랄까, 얽히는 그 거미줄 같은게 내가 아무리 고고하게 살고 싶다고 해도 다 곁으로 다가오더라. 점점 기분 나빠지고 내가 속이 좁은것만 같고 그래서 집어 치워버리니까 마음은 편하더라. 사람은 안남는데;;
    왜 꼴같잖게 깨끗한척 하느냐고 해도 싫은건 싫잖아.
    그런데 알고보면 어딜 가도 마찬가지겠지 뭐.
    그 메이저라는거에 혹해서, 메이저를 찬양하고 메이저 곁에 맴돌고 메이져를 경멸하는것도 결국은 다들 대세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겠지;; 뭐 그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떠냐.
  6. mari 2004/12/23 01:41 Delete Reply
    양군님, 주유님//이거 바보아냐?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까봐 걱정했는데 의외의 수확이 *-_-*

    유제//알고있니? 이게 내 블로그에 남긴 너의 첫번째 답글이야..

    FlyToKSM님//저도 메이저 같은것에 신경쓰지 않고 유유자적 안빈낙도하고싶어요;;ㅠㅠ

    향언니//사람이 안 남으니까 집어치웠다가 오래 못 가고 또 새로운걸 찾아 헤매게 되는것같아(;;;)
  7. shushu 2004/12/23 01:51 Delete Reply
    글에 동감합니다. 특히 올블로그는 상당히 공감가는군요 하하하(......)
  8. 月香 2004/12/23 02:26 Delete Reply
    나도 이해해. 니맘.
    나도 한때는 그런데 연연해서.
    예전에 www.blog.co.kr이라는 싸이트가 있었을때
    열심히 열심히 해서 인기 블로거 5위까지 갔을때는
    정말 엄청나게 즐거웠더랬지...
    하지만 막상, 한걸음 떨어져서보니 연연하던 내가 한심스러워보이더라고.
    그래서 지금은 아예, 차라리 아무도 안보는 내 개인홈이 좋아.
  9. 골빈해커 2004/12/23 02:40 Delete Reply
    블로그 코리아는 클릭수에 의해서 인기글이 결정되지만
    올블로그는 추천을 받아야 하는겁니다.
    즉, 글 내용이 좋았기 때문에 인기글에 올라가신겁니다^^
  10. mari 2004/12/23 03:09 Delete Reply
    shushu님//핫핫핫, 근데 밑에 골빈해커님께서 추천을 받아야된다시는군요(...) 와 이거 엄청 좋아해야되는일아닌가;;

    소히//연연하지 않고 즐겨보려고. 가능할까?@@;

    골빈해커님//전 그냥 클릭만 많이하면 올라가는줄알았어요. 주로 자극적인 제목들이 많이 올라와있길래.. 아무튼 누군가에게 추천받았다고 생각하니 기쁘네요. 그런데 왜 추천한거지;;
  11. shushu 2004/12/23 04:03 Delete Reply
    "추천을 받아야 올라감"에도 불구하고 "잉?" 싶은 글이 올라올 때도 있죠. 개인적으로 그것보단 "점점 커뮤니티의 (안좋은) 점을 따라가는" 올블로그가 마음에 안 듭니다만.
  12. arcat 2004/12/23 05:09 Delete Reply
    피할 수 없다면 즐겨(버려)라-
  13. mari 2004/12/23 06:28 Delete Reply
    피할수 없다면 즐(...)
  14. Mizar 2004/12/23 08:24 Delete Reply
    추천제도가 블로그 메타서비스간의 낫고 낫지 않음을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
    추천을 받아 올라가는 글이란 것들도 당췌 '이게 뭐야?'스러운 것들이 많더군요. 글내용이 좋았기 때문에 인기글이 된다는 식은 최근에는 전혀 아닌것 같습니다..

    전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단지 두 세명의 추천만 받아도 소위 추천글에 올라갈 수 있는 꼴인데 뭐그리 자랑스러워 할필요가 있는지 모르겠군요.
    거기다가 올블로그나 블코나 어짜피 쓰는 사람들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두 곳에 다 글을 내보내는 사람들이 태반인데 말이지요. 올블이 낫다 블코가 낫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는 솔직히 실소를 금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15. mari 2004/12/24 02:45 Delete Reply
    Mizar님//아직 블로그 시작한지가 얼마 안 되어서 그래요. 추천받았다고 생각하니 기쁘더라구요;; 혹시 그 사람이 미스클릭을 했다던지 그냥 해봤다던지 한거라면 좀 낭패지만..으흠으흠;;
  16. 골빈해커 2004/12/24 02:55 Delete Reply
    요즘은 두 세명 추천해서는 인기글에 올라가지 못합니다. 후끈포스트도 요즘은 적어도 최소한 다섯명이상의 추천은 받아야 올라가더군요.. 새벽시간대가 아니라면 보통 7-10명정도..
    그리고 한명이라도 추천해주면 추천 받은 사람은 좋지 않겠어요? ^^ 그리고 여러가지 평가나 비판들을 많이 받아야 여기저기 발전해 나갈 수 있으니까..어떤 글이든 쓸모 없는 글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shushu님께서 좀 귀찮으시더라도 그런 안좋은 점 포스팅해주시면 저희가 감사하게 받아들여서 잘 적용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mari / 제가 가끔 미스클릭하긴 하..;;;
  17. mari 2004/12/24 03:09 Delete Reply
    올블로그가 골빈해커님이 운영하시는 거였나요?
    처음 알았어요..;;;
    그나저나 미스클릭 많이좀 하셔서 제글좀..(쿨럭)
  18. 골빈해커 2004/12/24 03:14 Delete Reply
    제가 운영하는 것은 아니고 좀 도와주고 있습니다^^
  19. 하지메 2004/12/28 01:20 Delete Reply
    너무나 공감가는 글이라서 덧글 달고 갑니다. 확실히 많은 사람이 오고가는 블로그는 매력적이긴 합니다만, 저는 역시 제 주변의 지인들이 놀러와서 제가 뭐하고 놀고 있는지 보고 가는 블로그가 더 좋습니다. 소소한 일상들이 담겨있는. ^^

    그래도 가끔은 제 블로그에 모르는 분들이 와주셔서 글 남겨주시고, 그러다가 조금 더 친해지는 것도 좋죠. ^^
  20. 사나이의식통과자 2005/02/12 08:42 Delete Reply
    아..; 공감가는글인데 뭐라고 덧글을 달지 대략 정리가 않되네요;; 갑갑하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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