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 인간관계 개선용 블로그를 만든것도 모자라서 이글루엔 내 비밀 블로그가 있다. 혹시 누가 지나가다 보더라도 그것이 나임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내가 처음 써보는 닉네임과 주소와 내 취향 아닌 스킨으로 만들어 두긴 했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사실 포스팅은 단 한 글자도 올라 있질 않으니 블로그라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비밀로 해두면 뭐든 쓸 수 있을줄 알았는데 오히려 비밀로 하려니 아무것도 쓸 수가 없었다.
오프라인 상에서도 만나는 어느정도 친해진 지인들 상당수가 이 블로그의 주소를 알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내가 얼마만큼이나 솔직해질 수 있을지 생각해 봤다. 가정사와 돈 문제, 친구 뒷담화와 연애담 그리고 성담론을 빼고 나니 이 블로그에서 내가 말할수 있는건 건전하고 즐거운 에피소드 아니면 남들이 못 알아보도록 극도로 암호화된 헛소리뿐이다. 그런데 건전하고 즐거운 에피소드란 그리 자주 있는 것이 아니므로 쓰는 데에 한계가 있고, 암호화된 헛소리는 재미가 없다. 결국 23년동안 축적된 내 이야깃거리들, 즐겁거나 슬펐던 경험이든 그동안 해온 생각이든..은 이 블로그에서 고작 2년 반 남짓한 시간 동안에 거의 고갈되었다.(그런 것 같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의 신변잡기 외에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서 전문성있는 블로거로 거듭나거나, 아니면 지금까지의 금기를 풀고 주변사람들이 알건 말건 마음껏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거나, 그도 아니면 거짓말을 포스팅하는 것이다. 사실 이 중에서 제일 현실성있어 보이는 선택지는 3번이다. 전문성을 요하는 소재를 다루기에는 너무 게으른데다 아는 것이 없고, 그렇다고 비밀을 폭로하기엔 너무 소심하다. 나는 차라리 거짓말을 하고싶다. 그렇다고 내가 뭐 사실은 FBI라거나 이런 뻥 말고 방문하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을 만큼의 작은 거짓말은 안 될까, 예를들면 '오늘 집에 오는길에 치한을 만났어요'라든지(기분에 따라서는 '헌팅을 당했어요'도 괜찮겠다) '끝내주게 멋있는 유부남과 식사를 했어요'라든지.
음, 당연히 안 되겠지. 나의 모랄리티 이전에 또 그놈의 주변사람들이 문제다. "요새 유부남 만나?"하고 물어오면 뭐라고 대답한단 말인가. "아니, 그건 사실 블로그에 포스팅하기 위해서 지어낸 이야기야" 아, 그 사람은 나를 인생막장 찌질이 정신병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제부터 당신들이 들으면 곤란한 이야기를 할 테니까 저를 오프라인 상에서 아는 분들은 이 블로그에 방문하지 말아주세요' 라고 써붙이는 방법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다고 안 볼까, 호기심이란 그리 간단하지 않다.(물론 그들이 나에 대해 호기심을 가져줄 때의 이야기이다)
그럼, 고갈 직전의 나는 이제 뭘 하지?
한 이야기를 또 할까.
오프라인 상에서도 만나는 어느정도 친해진 지인들 상당수가 이 블로그의 주소를 알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내가 얼마만큼이나 솔직해질 수 있을지 생각해 봤다. 가정사와 돈 문제, 친구 뒷담화와 연애담 그리고 성담론을 빼고 나니 이 블로그에서 내가 말할수 있는건 건전하고 즐거운 에피소드 아니면 남들이 못 알아보도록 극도로 암호화된 헛소리뿐이다. 그런데 건전하고 즐거운 에피소드란 그리 자주 있는 것이 아니므로 쓰는 데에 한계가 있고, 암호화된 헛소리는 재미가 없다. 결국 23년동안 축적된 내 이야깃거리들, 즐겁거나 슬펐던 경험이든 그동안 해온 생각이든..은 이 블로그에서 고작 2년 반 남짓한 시간 동안에 거의 고갈되었다.(그런 것 같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의 신변잡기 외에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서 전문성있는 블로거로 거듭나거나, 아니면 지금까지의 금기를 풀고 주변사람들이 알건 말건 마음껏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거나, 그도 아니면 거짓말을 포스팅하는 것이다. 사실 이 중에서 제일 현실성있어 보이는 선택지는 3번이다. 전문성을 요하는 소재를 다루기에는 너무 게으른데다 아는 것이 없고, 그렇다고 비밀을 폭로하기엔 너무 소심하다. 나는 차라리 거짓말을 하고싶다. 그렇다고 내가 뭐 사실은 FBI라거나 이런 뻥 말고 방문하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을 만큼의 작은 거짓말은 안 될까, 예를들면 '오늘 집에 오는길에 치한을 만났어요'라든지(기분에 따라서는 '헌팅을 당했어요'도 괜찮겠다) '끝내주게 멋있는 유부남과 식사를 했어요'라든지.
음, 당연히 안 되겠지. 나의 모랄리티 이전에 또 그놈의 주변사람들이 문제다. "요새 유부남 만나?"하고 물어오면 뭐라고 대답한단 말인가. "아니, 그건 사실 블로그에 포스팅하기 위해서 지어낸 이야기야" 아, 그 사람은 나를 인생막장 찌질이 정신병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제부터 당신들이 들으면 곤란한 이야기를 할 테니까 저를 오프라인 상에서 아는 분들은 이 블로그에 방문하지 말아주세요' 라고 써붙이는 방법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다고 안 볼까, 호기심이란 그리 간단하지 않다.(물론 그들이 나에 대해 호기심을 가져줄 때의 이야기이다)
그럼, 고갈 직전의 나는 이제 뭘 하지?
한 이야기를 또 할까.
잡담, 일상*
2007/05/08 00:49, mari.
-
ple 2007/05/08 01:43 Delete Reply
젤 쉬운 건 휴식공지
두번째로 쉬운 건 신변잡기의 재발견
(= 한 이야기 또, 하고 비슷할 거 같지만 관점이 다르면 다른 이야기가 돼지 않겠어) -
遊異 2007/05/08 01:52 Delete Reply
....사실 저도 mari님 같은 고민하다가 싸이 접고 블로그를 개설한거죠. 그래서 제 블로그를 아는 친구는 정말 손에 꼽습니다. 가족은 물론 남자친구도 모르는;;
mari님도 여긴 여기대로 놔둔 채 즐거운 일이 생길 떄만 쓰시고, 이글루스에 있다는 비밀블로그에서 하고 싶으신 말 맘대로 하시는 겁니다. 오프라인 지인용과 아닌 것 구분. 그리고 비밀블로그 주소를 제 블로그에 비밀덧글로 살짝..(퍽!) -
소희 2007/05/08 09:30 Delete Reply
흠.......그래서 난, 글을 잘 안쓰잖니.ㅋ
-
늑대 2007/05/08 10:50 Delete Reply
뭐랄까, 몇년전에 내 홈피에 대해서 지적을 들은적이 있는데
참 맞는 말 같아서 뜨끔하더라. 자물쇠가 달린 비밀 일기장에
글 쓰는것도 아니면서 남들이 알아먹지 못하도록 이해가 안가는
말을 쓰는건 어떤 심리일까. 남들이 접하기 쉬운 공간에 글을
쓰는건 누군가에게 보여지고 싶은 심리일텐데, 그런 주제에
아리송한 말을 쓰는건 자개증(自開症)일까 자폐증(自閉症)일까.
어쩐지 겉으로는 숨기고 싶어하면서 속으로는 알리고 싶은 나의
취약점이랄까 미묘한 심리를 누군가 간파하고 말을 건네줬으면
하고 바라는 것 같아서 부끄러워지더라. 내가 신데렐라도 아니고 말이지.
(물론 백마탄 '왕자' 가 나를 구하러 온다면 두들겨 팬다음
백마에 꽁꽁묶어 되돌려 보낼거지만. '다른 성별로 교체 요망' 이라고 써서)
거기까지 생각하니 내가 지금 하는게 뭔가 싶어졌어.
그 문젠 아직 해결 못했고, 그래서 지금은 그냥 남들이 보든 안보든
크게 개의치 않는 낙서장으로 쓰고 있어. 계정료와 도메인 값이 조금
드는 낙서장이지만 그럴 용도로 만든 진짜 낙서장 보단 더 손을 자주
대게 되더라. 애착도 가고.
댓글을 잡문으로 길게 채우는 만행을 저질렀군.. 정작 중요한건 네 포스팅
내용이랑 살짝 빗나가 있다는 거지. 날 미워해도 용서하마... [...] -
미루키 2007/05/08 12:36 Delete Reply
마리님 글에 완전 동감이예요..;ㅁ;
그래서 전 요즘 글도 잘 안쓰고 홈피 관리도 안하고.. ( -_-);;
뭐랄까,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듭니다.
보면 다른 지인들도 그런 생각이신 듯 한 분들이 늘고 있구요;; -
서영 2007/05/09 04:44 Delete Reply
그 이야기를 들으니 많은 거짓말로 자신을 포장하여 드러내고 싶어하는 블리자드 소녀 도더리 그리고 최근의 ㅈ군등의 일화가 뇌리를 스쳐갑니다. 그들은 하지만 결국 찌질하다는 것..
-
주성치 2007/05/09 08:38 Delete Reply
아님 그냥 나같이 허세부려.........블로그에...
............ -
유제 2007/05/09 10:42 Delete Reply
블로그에 존재하는 나만 아는 사람들만 와서, 할 말 못할 말 모두 속 시원하게 무엇이든 말하고싶은 맘이 가득하지. 쓰고는 싶은데 다 까발리는 것은 부끄럽고. 아예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보든말든 맘껏 쓸텐데. 그런데 그렇게 나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아무도 보지 않은 것과 같게 느껴져서 만족하지 못할 것 같다, 난. 이 아이러니;;;; 뭐 그래도 난 제법 거침없이 내 맘 가는데로 포스팅하기 때문에 뭘 더 어쩌고 싶어서 이러는 걸까 싶기도 하고=_=; 보다보니 늑대님 말씀 공감.... 인데 살짝 빗나갔나?;;;;
-
mari 2007/05/11 00:33 Delete Reply
반응이 너무들 열렬하셔서 감히 리리플 달기가 망설여집니다 곧 차근차근 달겠어요..
-
더많이잃기전에...™ 2007/05/11 19:29 Delete Reply
꽤나 지난 얘기이지만..
몇년을 함께했던 길드게시판에서도 본인은 솔직하지 못햇던거 같아요~
100프로 솔직해지기란...
참으로 정말로 진실로 어려운거니까요
아무리 세상을 내 주관으로 살아간다고 우기고..
세상의 모든 사람을 적아니면 동지로 나눈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100프로 솔직하진 못 햇던거 같네요
중간고사가 끝나서 영화라도 볼까 햇더니~
같이 볼 사람이 없더라는 .. ㅋㅋ
헛살아온 거 같아요~^^;; -
신짱 2007/05/17 06:30 Delete Reply
저도 점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