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에 수능을 봤다.(타이틀은 2004학년도 수학능력시험이라고 하지만)
교육과정이 한 번 바뀌고, 내 아래로 두 번이나 후배들이 들어와서 오래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숫자로 써놓고 보니 그렇지도 않다.
사실 나는 수능 성적표를 아직 가지고 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약간의 미련과 동시에 미묘한 뿌듯함 같은 것들을 느낀다. 사탐을 조금만 잘 봤더라면 하는 미련, 사탐 공부를 열심히 안 하기도 했지만 그 해 사탐은 정말 지랄맞게도 어려웠다.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대여섯번씩 문제를 되풀이해 읽다가, 끝내는 이해가 안되는 문장의 나열에 머리가 견디지 못하고 졸아 버렸던 기억이 있다(..) 졸려서 잔 게 아니라, 무슨소리인지 모를 글자들을 붙잡고 있으니까 저절로 잠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한 만큼 결과를 받았다는 데에서 오는 뿌듯함은 적지 않다. 고등학교 2학년때까지 참 자유분방하게(..) 학교를 다닌 만큼, 고3 때는 제법 공부를 열심히 했더랬다. 지금도 농담 반으로 '친구가 없으니까 할일이 없어서 공부만 하게 되더라'라고 이야기하고 다니지만 정말 그랬다. 같은 반에 친구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쉬는 시간엔 자거나 공부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여름방학 때 인터넷을 끊고부터는 집에서도 그랬다. 가끔 답답할 때 땡땡이치고 pc방으로 놀러다니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평소답지않게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고, 그런 내가 기특하기도 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확실히 난 그런 미묘한 감정들을 확인하기 위해서 수능 성적표를 간직하고 있었더랬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부터는 좀 달라졌다. 시간도 많이 지났고, 나도 이제 수능에서 슬슬 벗어나는 시기가 온 것 같다. 다시 말해서, 내가 더이상은 대학의 네임 밸류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물론 신경을 안 쓸 수는 없다. 그냥 상대적으로 덜) 학교 수업이며 시험에 끌려다니지 않고 조용히 하고 싶은 공부 하다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든다. 아, 학교 이름 별 거 아니구나. 자기만 열심히 할 수 있으면 되는구나.
오늘 수능을 보는 내 사촌동생에게 며칠 전에 엿 대신 이런저런 주전부리감들을 보내면서, 그래도 누나랍시고 끄적끄적 몇 자 적어 넣었다.
"이걸로 끝이 아니야! 수능은 네 인생에 앞으로 남아있을 많은 관문 중 하나일 뿐, 너무 긴장하거나 주눅들지 않기를 바란다"
그녀석보다 겨우 3년 먼저 그 관문을 지난 내가 이런 소리를 하자니 좀 웃긴다.
어쨌든 그녀석은 제 나름대로 휴일이며 명절이며 다 반납하고 열심히 공부했으니 좋은 결과 얻었으면 좋겠다. 나처럼 자유분방하게 지낸 적도 별로 없고 중학교 고등학교 꽉 매여서 살았는데, 이제는 한숨 돌려야지. 30분 뒤면 수능이 끝날텐데 전화를 해볼까 말까 고민하고있다.
수능이라 하니 말인데, 수능 열흘 전에 잃어버렸던 내 시계가 생각난다. 잠깐 pc방에(..) 들렀는데 밥먹을때, 컴퓨터할때 등등 손 쓰는 일을 할 때는 시계를 풀어 놓는 게 습관이라 풀어놓고 했더니 없어져 있었다. 5년이 넘게 차고 다니던 내 몸같은 시계였는데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니 왠지 불길한 징조같이 느껴지고 미칠듯이 신경이 쓰여서, 그 이후로도 서너번 그 pc방에 가서 분실물 없냐고 물어보고 그랬었다. 결국 못 찾아서 다른 시계를 들고 시험장에 들어갔지만 잃어버린 물건에 대한 마음은 왠지 더 애틋해져서, 새로 마음에 드는 시계를 샀어도 내 것 같지가 않다. 도대체 5년이나 된 남의 시계 가지고 가는 놈은 어떤 놈이야 3대가 저주받을 놈..이제와서 뉘우쳐도 늦었어. 나중에 졸업하고 일자리를 가지게 되면 나 자신에게 오토매틱 시계를 선물할 거다.
교육과정이 한 번 바뀌고, 내 아래로 두 번이나 후배들이 들어와서 오래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숫자로 써놓고 보니 그렇지도 않다.
사실 나는 수능 성적표를 아직 가지고 있다.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약간의 미련과 동시에 미묘한 뿌듯함 같은 것들을 느낀다. 사탐을 조금만 잘 봤더라면 하는 미련, 사탐 공부를 열심히 안 하기도 했지만 그 해 사탐은 정말 지랄맞게도 어려웠다.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대여섯번씩 문제를 되풀이해 읽다가, 끝내는 이해가 안되는 문장의 나열에 머리가 견디지 못하고 졸아 버렸던 기억이 있다(..) 졸려서 잔 게 아니라, 무슨소리인지 모를 글자들을 붙잡고 있으니까 저절로 잠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한 만큼 결과를 받았다는 데에서 오는 뿌듯함은 적지 않다. 고등학교 2학년때까지 참 자유분방하게(..) 학교를 다닌 만큼, 고3 때는 제법 공부를 열심히 했더랬다. 지금도 농담 반으로 '친구가 없으니까 할일이 없어서 공부만 하게 되더라'라고 이야기하고 다니지만 정말 그랬다. 같은 반에 친구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쉬는 시간엔 자거나 공부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여름방학 때 인터넷을 끊고부터는 집에서도 그랬다. 가끔 답답할 때 땡땡이치고 pc방으로 놀러다니긴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평소답지않게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고, 그런 내가 기특하기도 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확실히 난 그런 미묘한 감정들을 확인하기 위해서 수능 성적표를 간직하고 있었더랬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부터는 좀 달라졌다. 시간도 많이 지났고, 나도 이제 수능에서 슬슬 벗어나는 시기가 온 것 같다. 다시 말해서, 내가 더이상은 대학의 네임 밸류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물론 신경을 안 쓸 수는 없다. 그냥 상대적으로 덜) 학교 수업이며 시험에 끌려다니지 않고 조용히 하고 싶은 공부 하다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든다. 아, 학교 이름 별 거 아니구나. 자기만 열심히 할 수 있으면 되는구나.
오늘 수능을 보는 내 사촌동생에게 며칠 전에 엿 대신 이런저런 주전부리감들을 보내면서, 그래도 누나랍시고 끄적끄적 몇 자 적어 넣었다.
"이걸로 끝이 아니야! 수능은 네 인생에 앞으로 남아있을 많은 관문 중 하나일 뿐, 너무 긴장하거나 주눅들지 않기를 바란다"
그녀석보다 겨우 3년 먼저 그 관문을 지난 내가 이런 소리를 하자니 좀 웃긴다.
어쨌든 그녀석은 제 나름대로 휴일이며 명절이며 다 반납하고 열심히 공부했으니 좋은 결과 얻었으면 좋겠다. 나처럼 자유분방하게 지낸 적도 별로 없고 중학교 고등학교 꽉 매여서 살았는데, 이제는 한숨 돌려야지. 30분 뒤면 수능이 끝날텐데 전화를 해볼까 말까 고민하고있다.
수능이라 하니 말인데, 수능 열흘 전에 잃어버렸던 내 시계가 생각난다. 잠깐 pc방에(..) 들렀는데 밥먹을때, 컴퓨터할때 등등 손 쓰는 일을 할 때는 시계를 풀어 놓는 게 습관이라 풀어놓고 했더니 없어져 있었다. 5년이 넘게 차고 다니던 내 몸같은 시계였는데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니 왠지 불길한 징조같이 느껴지고 미칠듯이 신경이 쓰여서, 그 이후로도 서너번 그 pc방에 가서 분실물 없냐고 물어보고 그랬었다. 결국 못 찾아서 다른 시계를 들고 시험장에 들어갔지만 잃어버린 물건에 대한 마음은 왠지 더 애틋해져서, 새로 마음에 드는 시계를 샀어도 내 것 같지가 않다. 도대체 5년이나 된 남의 시계 가지고 가는 놈은 어떤 놈이야 3대가 저주받을 놈..이제와서 뉘우쳐도 늦었어. 나중에 졸업하고 일자리를 가지게 되면 나 자신에게 오토매틱 시계를 선물할 거다.
잡담, 일상*
2006/11/16 17:14, m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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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잃기전에...™ 2006/11/16 20:27 Delete Reply
수능이라..
저도 아직 갖고 있어요 성적표랑 수험표랑..
붙어있는 사진이랑 년도를 보면 참 낯설기도하지만..
간직하는 이유는..가끔씩은 그때가 후회되니까~훗.. -
초코송이 2006/11/17 14:52 Delete Reply
나도 수험표 어딘가에 있을텐데.흠...시간이 벌써 그렇게 되버렸네~진짜는 대학가고부터지~?공부할것도 산더미고, 한층 더 깊이 들어가니까;;성인이 되고 슬슬 사회로 들어갈 나이.몇년은 짧다니까~?-3-/열심히 합시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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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벨 2006/11/17 15:16 Delete Reply
수능 전날까지 라그나로크 하다가 잠자리 들기 전에 수학교과서 보며 벼락치기 했던 기억뿐.. 이번에 동생이 수능 봤는데 보기 전에 내가 해줄 말이 별로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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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아 2006/11/18 00:26 Delete Reply
ㅋㅋ 수능이라.. 난 아무래도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랄까..
아이디어 스케치북이랑 가지고 있는데 그걸 볼때마다
웃음이 나오더군..이랬었지란 생각이랑 내가 이렇게 했구나
그리고 선생님의 선도 느껴지고 말이지. 좀 더 열심히 했더라면
이란 후회도 가끔 하고 말이야. 그래도 현재로썬 대학 이름보단
현재 과에서 -ㅅ- 더 열심히 하고 싶다랄까.
참고로 말 안했던거 같은데 "환경디자인" 전공이야.
=ㅅ=; 과제도 무지 많고 배울 것도 무지 많은 과라서 좌절중..ㅋㅋ -
遊異 2006/11/18 06:04 Delete Reply
전 수능에 대해 별로 기억하는게 없습니다;; 아마도 하루라도 빨리 잊고 싶었던 모양. (먼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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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young 2006/11/19 02:11 Delete Reply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해 전 모의고사 성적표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_-........ 물론 저도 학교 네임밸류 이제 예전보단 신경 안쓰게 됐어요. 근데 다른 학교 친구들이랑 만날땐 문득 그 잊어버렸던 감정이 생각나곤 하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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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 2006/11/20 02:49 Delete Reply
태초님// 아직도;; 좀 오래 갖고계시는군요(..) 저도 남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초송// ㅠㅜ 초송 무서운얘기해줘~
굼벵// 어디가서 수능전날 라그했다는얘기하지마 창피하지않니..
슬아// 환경디자인이면 뭘 디자인하는거니 환경?! 산과 바다와..뭐 이런거일리는 없고 주거환경이나 뭐 그런건가.. 우드락으로 모델 만들고 그러겠구나. 건축과인 내 친구도 그런거 하던데.
유이님// 전 수능친 다음날 아침의 공기를 잊지못해요.. 고2때까진 수능다음날 아침에 10시까지 학교오는 상급생들이 너무 부러웠는데 막상 수능치고나서 보니 그 다음날 우울한 발걸음 차마 안떨어지더군요;;
ㅅㅇ// 영광스러운 과거가 있구나 후후후 나도 가끔 다른학교친구들 만나면 좀 생각나 내친구들은 다 좋은학교갔어 ㅠㅠ 난 다른거없고 음대 미대 의대 딱 이렇게만 생겼으면 좋겠다.. 제2도서관하고. -
시키 2006/11/20 03:32 Delete Reply
안녕하세요. 실례합니다.
태터에서 스킨보고 왔는데요, 죄송하지만 방명록을 달려고 하는데,
제가 이쪽은 잘 모르는지라^^; 방법을 좀 알까해서 왔습니다.
스킨이 마음에 드는데 방명록이 없더라구요.
아신다면 좀 가르쳐주시겠어요? ^^;; -
mari 2006/11/20 03:53 Delete Reply
시키 님// 안녕하세요 ^ㅁ^ 제 스킨을 마음에 들어하신다니 이것참 고맙고 부끄럽고;; 헤헤
방명록은 제가 안쓰는기능이라 다른사람들도 별로 쓸일없겠지 해서 안넣었는데(..) 시키님이 쓰신다면 방명록 넣어서 바로 업로드하겠습니다 ^ㅁ^ 오늘내일 안으로 업데이트할게요. -
시키 2006/11/20 04:31 Delete Reply
이 새벽에 답글이 달리다니.. 놀랍습니다. ^_^;;
감사하구요, 새로 쓸 거면 '반드시' 있어야할 필요는 없는데, 이전에 있던 방명록 글이 존재해서 방명록을 없앨 수는 없거든요.
넣어주신게 올라오면 냉큼 받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 -
mari 2006/11/20 06:28 Delete Reply
시키 님// 업데이트 완료했습니다. 이 블로그에서 받으셔도 되고 태터홈페이지에서 받으셔도 돼요. 색상이나 미묘한 크기 같은 부분은 스타일시트에서 조정하시면 되겠고.. 인터페이스는 제가 방명록을 안 써봐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요, 그냥 다른스킨들하고 얼추 비슷하게 했습니다. 미흡한 스킨 예쁘게 봐 주셔서 감사해요. 좋은 하루 되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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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언니 2006/11/20 21:45 Delete Reply
방명록 어디간거에요. -_ㅠ 내가 못찾는건가? -_ㅠ
요즘 테터 어때요? 아우.. 게시판... 정도 안가고 관리 안하게되요.
-_ㅠ -
시키 2006/11/21 08:37 Delete Reply
태터에서 받았어요.
감사합니다. 잘 쓸께요. 좋은 하루 되세요. ^^ -
mari 2006/11/21 16:13 Delete Reply
멋진언니// 태터로 돌아오시는 건가요?! 꼭 돌아오세요 ㅠㅠ 태터야 뭐 요새 1.1 나오고나서 전 굉장히 만족해요. 기본으로 따라오는 플러그인으로 스팸트랙백도 거의 잡아지고.. 스킨에서 자유도가 좀 높아진것도 맘에 들고 해서 잘 쓰고있지요. 멋진언니가 돌아오시는 날을 기다리겠어요!
시키님// 좋은 하루 되세요^^ 행복한 블로깅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