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아래까지 오는 스타킹(바지 입고 구두 신을때) 1400원,
허벅지까지 오는 스타킹(흘러내려서 잘 안 신음), 팬티스타킹(치마 입을 때) 2500+-원
이 비싼 걸 일회용으로 신자면 돈이 정말 많이 깨져서, 치마입을때는 반양말 같은걸 주로 신는 편이지만 가끔은 어쩔 수 없이 스타킹을 신어야 할 때가 있다.
어렸을 땐 딱히 나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다 일회용 비스무리하게 무수한 스타킹을 희생시켜 가면서 살고있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보니, 내 발 모양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내 발은 엄지발가락이 제일 길고, 전체적으로 발톱 앞부분이 좀 들렸다고 할까 올라가는 형태인데 구두를 신고 한번 나갔다 오면 그 구두가 9센치 굽이든 6센치, 2.5센치 굽이든 어김없이 엄지발가락 끝부분이 해져 있다. 물론 그 지경이 될 때까지 내 발은 또 얼마나 고생이 심했겠느냐마는 발 아프다고 새로 사야되는건 아니니까(..)
이모는 "비타민이 부족하면 발톱이 그렇게 돼"라고 말씀하셨지만 이모는 내 손톱이나 얼굴색을 봐도 항상 비타민 이야기를 하시기 때문에 이젠 그닥 새롭지도 않다. 정말 모든 것은 비타민 탓인가?
구두가 문제인가도 생각해봤다. 신발은 좋은 걸 신어야 한다던데. 하지만 명품을 살 능력은 안 되고, 금강제화니 하는 회사 제품은 예쁘지 않고, 이대나 동대문 등지의 샵에서 파는 수제화 가격대는 8~10만원, 그리고 이 가격대의 구두 역시 스타킹(과 내 발)을 보존해 주지는 못했다.
어쩌면 엄지발가락이 제일 긴 탓인 것 같기도 하다. 모든 구두는(라기보다 모든 신발은) 가운데 코 부분, 그러니까 둘째 발가락이나 셋째 발가락 부분이 제일 길게 되도록 만들어지고 내 발은 엄지발가락이 제일 기니까, 발과 구두 모양이 맞지 않아서 구두가 엄지발가락을 꾹꾹 누르게 되는 것일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쁜 구두에 대한 욕망을 버릴 수는 없다. 구두 신은 발의 우아한 발목 라인을 무엇과 바꿀 수 있으랴
그러고 보면 가장 최근에 산 9센치 굽의 가보시힐은 발 한쪽 당 물집 세개(엄지발가락이 시작하기 전에 옆으로 튀어나온 부분, 그 부분 밑, 새끼발가락 위)와 발뒤꿈치의 까진 상처 2개씩 해서 총 6개의 물집과 3~4개 정도의 상처를 만들어 주었다. 물론, 물집이 있었던 부분은 굳은살이 되었다. 어쩌면 구두를 신는다는건 '구두를 길들이는' 게 아니고 '발을 길들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잡담, 일상*
2006/11/15 07:33, m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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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비 2006/11/15 09:22 Delete Reply
으음... 마리님 글을 읽고 생각해 보니, 먼 훗날에 발을 보면...
닳아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발이 불쌍해요! ^^a -
미루키 2006/11/16 12:05 Delete Reply
발을 길들이는게 맞는 듯 싶습니다. 그래서 구두 많이 신은 여자들의 발은 기형이 되고 말지요 ㅠㅠ
저도 엄지 발가락이 길고 발톱이 들렸어요-ㅅ- 위로 치솟은 형태라 양말도, 스타킹도 맨날 빵꾸.......... 아놔 ㅠㅠ 돈아깝습니다;; -
더 많이 잃기전에...™ 2006/11/15 23:12 Delete Reply
그..발톱을 바짝깎아보심이...전 내성발톱이라 아주 아주
자주...파내거든요;;발톱은 좀 바짝깎아도 별로 안아프니까..
한번해보시는것도 좋을듯해요 -
rusiaka 2006/11/15 23:51 Delete Reply
난 발의 우아한 라인을 희생하고 기동성을 중시하는 신인류가 되었다(...) 아니 정말 구두가 예쁘다는 건 아는데 어째서 그렇게 고문받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지. 그래서 구두 신고 밖에 나갔던 날마다 남동생 붙들고 이런다? "얌마, 여자는 진짜로 존경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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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 2006/11/16 17:17 Delete Reply
하얀비 님// 처음뵙겠습니다. 먼 훗날..이라면 진화(퇴화)되었을 때인가요? 으;; 무섭군요 인간의 달라진 모습을 상상하는건..
미루키님// 전 아직은 구두를 그렇게 많이 신지 않아서 괜찮은데, 정말 구두 신고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올 땐 항상 '다시는 신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태초님// 발톱은 물론 바짝 깎죠; 설마 발톱 길게 기르고 '이상하네 왜 스타킹이 찢어지지' 이러겠어요.;;
정은// 아 정말 그래. 여자는 존경스러운 생물이야 하이힐을 보나 미니스커트를 보나. -
遊異 2006/11/18 06:07 Delete Reply
여자로 태어나면 발이 제일 고생인 것 같아요. 저 역시 예쁜 구두를 좋아하지만, 가끔은 물집 잡힌 발을 보면 어째서 이렇게 스스로를 학대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 라고 회의감이 들곤 하지요. 하지만 그 다음에도 디자인만 보고 불편한 구두를 사버리는 걸 보면 저란 인간은 참 학습력이 떨어지는 인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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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 2006/11/20 02:50 Delete Reply
유이님// 정말 구두를 신다보니 운동화는 이러나 저러나 그게 그거같고.. 영 손이 안가네요ㅠㅠ 또 이상하게 예쁜 구두는 굽이 높다는 법칙이 있는거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