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엔 '그다지 보고 싶지 않은 영화'를 보러 가야 한다.
혼자 영화를 보러 다니는 즐거움을 알게되면서부터, 남과 같이 보는 영화는 뭐랄까. 조금 고통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영화를 고르는 것에서부터 내 마음대로만은 할 수 없고, 시간대며 팝콘을 먹을까말까 하는 문제도 있는데다, 영화를 보는 시간 동안에도 옆사람에게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집에 들어와서는 '역시 혼자 보는게 나을 뻔 했어'라고 생각하곤 하는데, 가끔은 어쩐지, 정말로 화가 치밀어오르기도 한다. 정말 좋은 영화를 누군가가(내 동행이든, 영화관 안의 다른 관객이든) 신경쓰이게 하는 바람에 제대로 즐기지 못했을 때, 별로 보고 싶지 않은 영화를 동행이 보자고 졸랐을 때, 그리고 심지어 그 보고싶지 않았던 영화가 재미까지 없을 때.
오늘은 별로 보고 싶지 않은 영화를 봐야 하는데, 그 영화는 세간의 평가도 썩 좋지 않은고로 내가 실망하고 집에 돌아와서 화를 낼 공산이 크다. 그걸 알면서도 보러 가자고 약속한 내 자신에게 그리고 보러 가자고 주장한 내 동행에게 벌써부터 화가 난다. 그렇다고 내가 "그런 재미없어 보이는 영화를 보자고 한 너에게 화가 나"라는 등의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입밖에 낼 것은 아니지만, 사실 나는 재미없어보이는 영화를 보자고 하는 사람을 싫어한다. 예를들어 작년 추석에 '가문의 위기'를 보자고 한 사촌언니라든가. 난 가문의 위기를 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소름이 끼치도록 싫었지만 나중에 몇 달이 지나고 나서 사촌언니가 "가문의 위기는 네가 보자고 한 거였잖아"라고 말했을때는 살인충동을 느꼈다.
그러고 보면 영화를 얻어 볼 때는 '어차피 공짜로 보는거니까, 좀 재미없어도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마음은 잘 컨트롤이 되지 않는 부분이라, 나는 공짜 영화라도 내가 보고싶지 않은걸 보게 되면 화가 난다. 영화가 재미없을 땐 물론 더.(영화가 의외로 재미있어도 오기가 생겨서 조금 화낸다)
화를 낼 정도라면 차라리 안 보면 되잖아, 라고 물론 나도 생각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 않다. "그 영화 볼거면 나는 안 갈래" 같은 소리를 쉽게 할 수 있을 리 없지. 게다가 오늘 '그다지 보고싶지 않은 영화'를 같이 봐야 하는 상대는 군인이다.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되는 나는 군인들에게 미묘한 부채감 같은 것이 있어서, 그 영화가 꼭 보고 싶다는 그의 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
결국, 약속은 오늘 4시 30분이고 나는 어찌되었든 데스노트를 봐야 하는 운명이다.
데스노트 어느 영화사가 수입한거야 망해버려 이 오타쿠 같은 넘들
혼자 영화를 보러 다니는 즐거움을 알게되면서부터, 남과 같이 보는 영화는 뭐랄까. 조금 고통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영화를 고르는 것에서부터 내 마음대로만은 할 수 없고, 시간대며 팝콘을 먹을까말까 하는 문제도 있는데다, 영화를 보는 시간 동안에도 옆사람에게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집에 들어와서는 '역시 혼자 보는게 나을 뻔 했어'라고 생각하곤 하는데, 가끔은 어쩐지, 정말로 화가 치밀어오르기도 한다. 정말 좋은 영화를 누군가가(내 동행이든, 영화관 안의 다른 관객이든) 신경쓰이게 하는 바람에 제대로 즐기지 못했을 때, 별로 보고 싶지 않은 영화를 동행이 보자고 졸랐을 때, 그리고 심지어 그 보고싶지 않았던 영화가 재미까지 없을 때.
오늘은 별로 보고 싶지 않은 영화를 봐야 하는데, 그 영화는 세간의 평가도 썩 좋지 않은고로 내가 실망하고 집에 돌아와서 화를 낼 공산이 크다. 그걸 알면서도 보러 가자고 약속한 내 자신에게 그리고 보러 가자고 주장한 내 동행에게 벌써부터 화가 난다. 그렇다고 내가 "그런 재미없어 보이는 영화를 보자고 한 너에게 화가 나"라는 등의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입밖에 낼 것은 아니지만, 사실 나는 재미없어보이는 영화를 보자고 하는 사람을 싫어한다. 예를들어 작년 추석에 '가문의 위기'를 보자고 한 사촌언니라든가. 난 가문의 위기를 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소름이 끼치도록 싫었지만 나중에 몇 달이 지나고 나서 사촌언니가 "가문의 위기는 네가 보자고 한 거였잖아"라고 말했을때는 살인충동을 느꼈다.
그러고 보면 영화를 얻어 볼 때는 '어차피 공짜로 보는거니까, 좀 재미없어도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마음은 잘 컨트롤이 되지 않는 부분이라, 나는 공짜 영화라도 내가 보고싶지 않은걸 보게 되면 화가 난다. 영화가 재미없을 땐 물론 더.(영화가 의외로 재미있어도 오기가 생겨서 조금 화낸다)
화를 낼 정도라면 차라리 안 보면 되잖아, 라고 물론 나도 생각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 않다. "그 영화 볼거면 나는 안 갈래" 같은 소리를 쉽게 할 수 있을 리 없지. 게다가 오늘 '그다지 보고싶지 않은 영화'를 같이 봐야 하는 상대는 군인이다.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되는 나는 군인들에게 미묘한 부채감 같은 것이 있어서, 그 영화가 꼭 보고 싶다는 그의 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
결국, 약속은 오늘 4시 30분이고 나는 어찌되었든 데스노트를 봐야 하는 운명이다.
데스노트 어느 영화사가 수입한거야 망해버려 이 오타쿠 같은 넘들
잡담, 일상*
2006/11/05 11:33, m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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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kxer 2006/11/05 11:53 Delete Reply
정말 데스노트를 보셔야만 한단 말입니까...............ㄱ- 뭐라 위로를 드려야 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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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희 2006/11/05 22:39 Delete Reply
헐... 난 진짜 보고싶은 것만 추려 보는 편이라서..
남이 말하는 건 잘 안들으니 내 성격이 축복받은 걸까?
그러다보니 몇년, 길게는 몇 십년 지난 영화도
혼자 빌려다 보고 최근 것은 맘에 안들면 거의 안보니까...
그나저나 데스노트를 봐야했다니.. 불쌍하군 마리찌;;; -
슬아 2006/11/05 22:53 Delete Reply
아..-_-; 그영화 내 친구도 보고왔다고 하면서 보지 말라더만;
그래도 볼꺼지만..(...) -
mari 2006/11/06 00:35 Delete Reply
여러분 저 영화표를 못 사는바람에 오늘 데스노트 못(안)봤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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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at 2006/11/06 03:35 Delete Reply
Luc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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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키 2006/11/06 13:24 Delete Reply
그 혼자 영화 보는 즐거움이 정말로 쏠쏠하지요!!
그러고 보니.. 커플 되고 나서는 거의 혼자 못 봤군요 -_-;; -
遊異 2006/11/06 23:07 Delete Reply
데스노트...허허허. 안 봐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중입니다. 안 그래도 비싼데 영화관 가서 봤으면 울었을지도. (...) 그러고보면 저 주변에는 제 취향에 안 맞는 영화를 권하는 사람이 없어서 참 다행입니다. ...라기보다는 언제나 제가 제 취향인 영화를 보러 가자고 꼬시는 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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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2006/11/07 00:08 Delete Reply
데스노트 세간의 평가가 최악이네...
아무튼 다행이라고 해야겠지? -
mari 2006/11/08 06:56 Delete Reply
rukxer님// 후후 결국 안봤지요 아 너무 행복합니다 ㅠㅠ
소히// 나도 내가 하고싶은대로 해도 될 때는 남의말 안듣고 고르는데, 같이 볼 때는 그럴수가 없잖니.. 그래도 나 결국 데스노트 안봤어야!
슬아// 헉 넌 볼꺼니;; 난 그거 만화책도 별로 재미있게 안봐서그런지 별로 안땡기더라..
알캣// 후후 럭키♧
미루키님// 그쵸!! 혼자 보는 즐거움! 제가 그래서 커플이 못되고 있어요 영화 혼자 보려구.
...아 너무 구차한 변명이었다..
유이님// 유이님 간만이에요 *-_-* 일본은 영화가 무지 비싸다던데.. 전 8천원 주고 본 영화가 재미없어도 피를 토할 것 같은데, 1700엔 주고 본 영화가 재미없으면 정말... 죽고싶을것 같아요;
용권선배// 다행이죠. 핫핫핫